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국가별로 물가 상승률 격차가 크며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OECD 회원국 전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2%로, 지난해 여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38개 회원국 중 18개국에서 인플레이션이 감소했으며, 대표적인 하락 국가는 에스토니아·헝가리·노르웨이·튀르키예 등으로, 약 1.0%포인트씩 물가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반면 7개국에서는 물가가 오히려 상승했고, 13개국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OECD 지역의 물가 수준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할 때 평균 32.7% 높아진 상황이다. OECD
유로존(HICP 기준) 물가 상승률은 2025년 3월 기준 2.2%로, 2월(2.3%)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식료품 물가 상승이 에너지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하며 평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프랑스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네덜란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 4월 유로스탯의 플래시 추정치에 따르면 유로존 물가는 에너지 가격 하락(-3.5%)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2.2%대를 유지했으며, 근원 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7%로 소폭 상승했다. OECDEconomy and Finance
미국의 경우 2025년 들어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관세 인상의 여파로 3분기에는 오히려 물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미국 물가는 기업들이 늘어난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3~3.5% 수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2026년 3월까지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 반등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여지도 남아 있다. Morgan StanleyiA Global Asset Management
한편 G7 평균 물가 상승률은 2025년 3월 기준 2.4%로, 2월(2.7%) 대비 내려왔다. 에너지 가격 및 근원 물가는 하락했으나 캐나다·독일·프랑스·미국 등에서 식료품 물가가 다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은 에너지 가격 대신 식료품 물가 상승이 전체 물가를 이끄는 주요 요인이었으며, 연간 물가는 2025년 3월 기준 3.5%의 코어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이는 높은 식료품 물가가 가격 안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OECD
비교적 낮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일본은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며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2025년 5월 도쿄에서 열린 중앙은행 회의(BOJ 주최)에서는 일본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를 비롯한 연사들이 글로벌 공급 충격과 장기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일본은 식료품 물가가 3.5%까지 상승하며 물가 안정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으나, 여전히 경제 성장률을 우선으로 두고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Reuters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2025년 3월 기준으로 0% 내외를 유지하며 사실상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서비스·주거비용 상승 압력과 함께 글로벌 교역 제약으로 인한 가격 상방 압력이 남아 있어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안정을 넘어 하락세)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거나 소폭 인하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하여 내수 회복을 지원하며 공급망 병목 현상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경기 진작 및 인플레이션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복합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OECDIndiana Business Research Center
인도는 2025년 3월까지 연간 물가 상승률이 5.5% 수준으로,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4±2%)를 상회하고 있다. 인도 준비은행(RBI)은 기준금리를 2025년 상반기에 한 차례 인상했으며,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는 식량·연료 가격 안정을 위한 보조금 확대와 함께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 확대를 통해 공급 측 충격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대응은 서비스업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OECD
브라질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2025년 3월 기준 10%를 상회하며, 남미 지역에서 최상위 수준이다. 브라질 중앙은행(BCB)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펼쳐왔으며, 2025년 상반기에도 기준금리를 1.5%포인트 추가 인상하고 12.75%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와 실질 구매력 저하로 인해 내수 부진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압력도 높아져 중앙은행이 정책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OECD
한국의 경우 2025년 상반기 CPI 상승률은 3.2% 내외로, 2024년 대비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인다. 한국은행은 2024년 중반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과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해 재정 조치를 병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추가 정책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OECD
유럽중앙은행(ECB)은 2025년 3월 기준 유로존 물가가 2.2% 수준으로, 목표치(2%±) 주변을 맴돌자 2025년 상반기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예금금리는 3.0%로 낮아졌으며, 기업 대출 금리 역시 함께 인하되어 경기 회복 속도를 높이고자 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여전히 안정권으로 접어들지 않아, ECB는 물가 데이터와 경기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인하 혹은 재인상 시점을 주시하고 있다. Economy and FinanceOECD
영국 중앙은행(BOE)은 2025년 초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했으나, 식료품 및 주거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정책위원회 간부들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2025년 3월 영국 CPI 상승률은 3.1%로, 유럽 전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는 에너지 보조금 재정 및 주거비 지원 정책을 통해 서민 물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BOE는 근원 물가 안정 여부를 관건으로 삼아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OECD
세계경제포럼(WEF)과 IMF는 2025년 전 세계 평균 인플레이션이 3.5% 수준으로 2024년(4.5%)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빠르게 물가를 통제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유럽은 하반기 인플레이션 진정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신흥국은 높은 식료품·에너지 가격과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물가 하락 속도가 다소 느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무역 분쟁 재발, 지정학적 긴장 심화, 기후 변화에 따른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해 정책 조정의 유연성이 요구된다. EYFocusEconomics
결론적으로, 2025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으로 둔화 국면에 진입했으나, 국가별·지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각국은 자국 경제 상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을 반영해 통화·재정·규제 정책을 조합하여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관세 충격을 주시하며 금리 동결·인상을 병행하고, 유럽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에 맞춰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근원 물가를 경계한다. 일본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 회복을 도모하고, 중국은 금융 완화와 재정 지출을 중심으로 내수 진작을 추진한다. 신흥국은 높은 식료품·에너지 가격(인도·브라질) 또는 물가 안정(한국)을 위해 재정·보조금 정책을 병행 중이다. 앞으로 글로벌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도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 간 협력 및 시장 불안 요인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